Space K

과천 GWACHEON
2018.07.09 - 2018.08.31
Romanian Eyes
감시자의 눈
참여작가
레오나르도 실라기, 마리우스 베르체아, 미르체아 텔레아가, 블라드 올라리우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에서는 개관 7주년을 맞이하며 루마니아 해외 특별전 〈감시자의 눈: Romanian Eyes〉을 개최합니다. 2018 코오롱여름문화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전시는 발칸반도에서 건너온 마리우스 베르체아(Marius Bercea)와 블라드 올라리우(Vlad Olariu), 레오나르도 실라기(Leonardo Silaghi) 그리고 미르체아 텔레아가(Mircea Teleaga) 등 루마니아 신진작가 네 명이 참여합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독재로 이어진 체재 변화와 정치적 억압의 영향권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작품을 통해 과거가 미뤄 놓은 과제를 예술가로써 마주하고 있습니다. 열 여섯 점의 회화와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는 루마니아의 미술의 지금과 여기를 가늠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드물게 동유럽 컨템포러리 미술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SPACE K is launching a special exhibition including the four young artists (Marius Bercea, Vlad Olariu, Leonardo Silaghi and Mircea Teleaga) to celebrate the 7th anniversary of its establishment. This exhibition is held in an extension of the Kolon summer art festival. These artists grew up under the influence of political oppression and structural changes led by the Cold War and the dictatorship after World War II. Hence, their work reflects this past that gave to today through the lens of Romania. This exhibition presents 16 art pieces and also provides an opportunity to discover young Romanian artists here, and now as well as a special chance to glimpse the contemporary art scene in Eastern Europe.
  • 레오나르도 실라기Silaghi Leonardo
    레오나르도 실라기는 시대마다 다르게 요구되는 생산방식의 변화에 따라 유기된 중공업 기계나 운송 수단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는 루마니아의 공업지대에서 유명무실해진 기계와 운송 수단으로 하여금 격변하는 시대 뒤 그늘을 담아낸다. 최근 그는 대상의 이미지를 소거한 대형의 추상 회화로 선회하였으나 여전히 종래에 주목하던 대상들로부터 출발하며, 초기 작업부터 그의 회화를 지배해온 특유의 회색계통의 단색은 일관되게 드러난다. 작가는 이 단색을 무엇으로 결정되지 않는 순수한 ‘무색’으로 상정하는데, 이는 한 시대의 상징이었으나 변화에 즉각 부응하지 못하면 언제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역사의 이면에 대한 수사이기도 하다. 그의 회색 빛 추상회화가 함축하는 당대성은 비단 루마니아의 특수한 상황만이 아닌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보편적 문제에 대한 담론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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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우스 베르체아Bercea Marius
    마리우스 베르체아는 독재 체재의 종식과 자유시장 경제 체재를 받아들이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루마니아 도시의 특성을 관찰한다. 작가가 ‘트란실포니아(Transylfornia)’라고 명명한 일련의 작품들은 자신의 고향인 클루즈를 중심으로 트란실바니아 지방과 캘리포니아와 로스엔젤레스 등지를 여행한 후 작업한 것으로, 루마니아와 미국의 문화로부터 얻은 도상적 모티브를 끌어들여 콘크리트와 색채가 혼연된 풍경을 화폭에 펼친다. 마치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경계를 오가듯 정체와 유동, 상상과 실재를 흐리는 회화 속 공간은 지난 과거를 극복하려는 역동적 변화와 동시에 무분별하게 확장되는 도시적인 삶에 대한 회의를 바라보는 양가적 시선을 보여준다. 하나의 개념으로 집약할 수 없는 이중적 공간은 루마니아의 어제와 오늘을 모두 목도한 관찰자로서 사회 내 갈등과 혼란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고스란히 중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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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르체아 텔레아가Teleaga Mircea
    미르체아 텔레아가는 전원과 도시 사이에 놓인 무명의 풍경에서 루마니아의 시대적 초상을 발견한다. 그가 주목한 회화 속 장소들은 다름 아닌 과거 독재정권과 정치사상에 의한 강제적 도시 확장 계획이 낳은 실태에 증인의 역할을 하는 곳들이다. 전원의 영역을 침범한 도시의 경계를 관찰한 작가는 이러한 장소를 재현과 추상을 뒤섞은 모호한 풍경으로 변주한다. 그는 나무나 전신주 등 풍경 속 형상을 그린 후 이내 화면을 문질러 닦아내는 붓질을 반복하거나 묽은 희석제를 흘러내리는가 하면, 어떠한 징조를 암시하듯 붉은 색 스펙트럼과 어두운 색 조합으로 특유의 폐쇄적 분위기를 강조한다. 작가는 독재 정치를 직접 경험한 세대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흔적과 잔재를 통해 한 시대의 산물과 그 영향의 관계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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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드 올라리우Olariu Vlad
    블라드 올라리우는 식민주의와 세계대전 등 힘의 논리에 희생된 약소국의 관점으로 시대가 역사와 관계되는 방식을 탐색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구체적인 역사 속 사건의 면면을 추적하고 실증적 참조(reference)를 풍부하게 활용한 조각과 저부조 작품을 선보인다. 주로 스티로폼과 폴리우레탄을 주 재료로 작업하는 그는 조각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데, 대리석이나 청동 같은 미술사의 전통적인 매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작가가 선택한 저급 매체는 실존하는 상징적 조각상이나 고전 작품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때는 권력과 평화를 상징하였으나 전쟁의 폭력에 의해 예의 영광을 잃은 빛 바랜 기념비를 의도적으로 차용함으로써 과거의 부조리를 통렬 풍자하는 동시에 모국의 비탄한 역사적 상흔을 동시에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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